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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스미스의 일로부터 벌써 몇 달이 흘렀습니다.
그날의 기막힌 만남이 불러일으킨 안타까움은 희석될 만큼 희석되고,
잘 해줘야지 하는 다짐 또한 가벼워질 만큼 가벼워졌을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해서 이게 딱히 나쁜일은 아니에요.
일상으로 되돌아왔다는 의미니까요.
지금 곁에 있는 에이든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어쩌면 또 별 것 아닌 일로 대판 싸우거나 매일 투닥거릴 수도 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애정을 표현하거나 옆에서 떨어지기 싫을 수도 있겠군요.
상관없습니다.
다툰 것은 잠깐의 에피소드일 뿐이며 별 것 아닌 일이니 다시 다투고 싸우더라도 금방 화해할 수 있잖아요.
중요한 건 소중하다는 마음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 녹아들어 가벼워질 만큼 가벼워졌다고 하더라도요.
▶:오늘 역시 그런 별 것 아닌 날들이 모여 만들어진 하루입니다.
어쩌면 약간 지루했을지도 모르고요.
평화로운 하루하루에 마음이 편해져서일 까요.
아니면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할 일이 없어서, 그냥 낮잠이 자고 싶어져서.
...그만 깜빡 잠이 들고 말았네요.
#오렌지 지엠
Camila Stewart:SAN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편안한 부유감, 몽롱함 대신 어딘가로 떨어지는 듯한 불길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가서는 안 될 곳.
있어서는 안 될 곳으로 향하는
그런 감각에 번쩍 눈을 뜨면.
이곳은 따스한 빛으로 가득한 직사각형의 공간입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푹신한 좌석이 나열되어 있군요.
한눈에 이곳이 어떤 열차의 내부라는 것을 깨닫게 될 거에요.
방금까지 방 안에 있었는데!
한순간에 전혀 모르는 장소로 와버린 것을 깨달은 카밀라, 이성 판정
Camila Stewart:SAN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일어서서 열차 내부를 둘러보면 자신 외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변에 보이는 것은 열차의 앞뒤로 달려있는
문과 온통 어두운
창밖입니다.
Camila Stewart:(여긴 어디지? 낯선 광경에 눈을 두어 번 깜빡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어 선 채로 고개를 살짝 숙여,
창밖으로 펼쳐져 있는 암흑을 응시한다.)
▶:눈을 감기 전엔 분명 낮이었는데 지금은 창밖이 온통 어둡습니다.
별까지 떠 있는 것을 보면 확연한 밤이네요.
시간이 빠르게 흐르기라도 한 걸까요?
그런데, 밤하늘이라기엔 조금 이상합니다.
Camila Stewart: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바깥에 바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위도, 앞도, 뒤도, 아래도 전부 어둡고 별이 가득할 뿐입니다.
Camila Stewart:(차창에 손을 댄다. 차가운 감촉이 피부를 타고 올라온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하지만 그렇다기엔 너무나도 생생했다. 몸을 다시 세우고, 이번에는 앞에 있는
문을 살펴본다.)
▶:다른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입니다.
문에 달려있는 작은 창 너머로 짧은 복도가 보입니다.
Camila Stewart: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으로 밀면 쉽게 열릴 것입니다.
Camila Stewart:(작은 창을 통해 복도를 내다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옆으로 밀어낸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진다.)
Camila Stewart: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작은 복도에는, 끝에 있는 맞은 편 차량으로 갈 수 있는 문 외에도 열차에서 내리는 문이 하나 더 보입니다.
바닥이 없는 이 공간에서 열차에서 내리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지는, 모르겠지만요.
복도 끝의 문은 방금 열고 들어왔던 문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이번에도 잠겨있지 않은 문 같습니다.
Camila Stewart:(고개를 돌려 내리는 문으로 추정되는 것을 바라본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섣부르게 뛰쳐나가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 아무래도 열지 않는 편이 좋겠지. 다시금 시선을 앞으로 돌린다. 계속해서 걸어나가 복도 끝의 문 앞에 선다. 대체 여긴 어디인 걸까. 여전히 의문을 품은 채, 이번에도 부드럽게 문을 열어본다.)
▶:문을 열고 들어간 맞은편의 차량 또한 당신이 있던 곳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 곳과 똑같이 좌석이 정렬되어 있으며, 평온하고 고요합니다.
그러고 보니 규칙적인 진동은 느껴지지만, 열차라면 흔히 들릴법한 덜컹대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군요.
보이지 않는 바닥, 사방을 둘러싼 별과 어둠.
이 열차는 우주를 달리고 있는 걸까요?
Camila Stewart:(이전에 어디선가, 우주를 달리는 열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건 허구일 뿐인걸. 그런 동화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를 믿지 않게 된 건 아주 오래전이었다. 앞으로 나아가며 주위를 살핀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게 있을까?)
좌석 끝에 누군가 있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Camila Stewart:(저 멀리 좌석 끝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조금 전보다는 더욱 조심스럽게, 천천히.)
▶:익숙한 머리색의 그 사람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가 인기척에 고개를 돌립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 눈동자 또한 너무나도 익숙한 색입니다.
붕 뜬 회색 머리카락, 얇은 안경테 너머의 분홍빛 눈.
아무리 봐도 에이드이군요.
에이든!이군요
Camila Stewart: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머리 스타일이 조금 다른가? 눈매가 조금 다른가?
분명히 에이든이지만, 어쩐지 에이든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네요.
생각에 빠지던 당신은 문득 호텔 스미스에서의 일을 떠올립니다.
아,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 사람은...
그가 당신을 향해 조금 웃어 보이며 인사합니다.
Andrew Graham:오랜만이네요. 3년만인가?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Camila Stewart:에이든. (걸음을 멈춘다. 자신도 모르게 떠오른 이름을 읊조린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마주하자 미묘한 위화감에 휩싸인다. 그것은 아주 익숙한 것이었다. 아, 이 사람은.) 그레이엄 씨?
Andrew Graham:그렇게 많이 닮았나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짓는다) 안녕하세요 스튜어트씨. 저를 기억하고 계시네요.
Camila Stewart:그럼요.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죠. (그 만남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줄로만 알았는데. 어쩐지 기쁘면서도, 복잡한 기분이 들어 가만히 당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런데 3년 만이라니? 그 호텔에서의 일은 겨우 몇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리고 3년 뒤라면...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그동안 잘 지냈어요?
Andrew Graham:(가만히 저를 보는 너와 눈을 마주친다.) 잘 지냈어요. 물론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었지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니까요. (묻고 싶은게 많아 보이지만, 이쪽도 안부와 질문을 돌려주기로 한다.) 스튜어트 씨는 잘 지냈나요? 이름을 부른걸 보면, 그때 싸웠다고 했던 애인분과는 무사히 화해하셨나보네요.
Camila Stewart:(열심히 살았다는 말에 입꼬리를 살짝 올린다. 자신이 사랑하는 현재의 그 또한 매사에 성실한 사람이었기에.) 그럼요, 약속했잖아요. 그날 이후로 무사히 화해하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어요. 다 그레이엄 씨 덕분이에요. ... ...늦었지만, 고마워요. (오랫동안 당신의 분홍빛 눈동자를 들여다보다가 시선을 어두운 창밖으로 옮긴다.) 그건 그렇고, 여기는 어디죠? 혹시, 꿈 속인 건가요? (실없는 질문이었다.)
Andrew Graham:약속 지켜주셨네요...(기쁜듯, 그리고 조금 씁쓸하게 미소짓는다.) 고맙다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에요. (네 질문에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바깥의 별들을 바라본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죽은 후에 타는 열차라고 짐작하고 있어요. 이대로 사후세계로 가는 걸까요.
Camila Stewart:... ... . (마지막 말을 듣고는 입을 꾹 다문다. 평소의 자신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정했겠지만, 그와 함께 겪었던 일을 생각하니 그리 이상한 일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당신이 조금 더, 오래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다가 문득, 자신 또한 이 열차에 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나도 죽은 걸까? 그레이엄과 재회한 것은 기뻤지만, 에이든을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져 갔다. 무얼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당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Andrew Graham:(창가에서 다시 네게로 시선을 돌린다. 생각이 많아 보이는 얼굴을 보고는 조금 눈썹을 누그러뜨린다.) 스튜어트씨, 저랑 헤어지기 전에 당신이 말해줬었죠. 죽음, 그러니까... 열차 사고에 관해서요. 내가 기차를 타지 못하게 막았었잖아요. (천천히, 평이한 어조로 다른 사람의 사건을 말하는 듯 담담히 말을 이어간다.) 전 며칠 전에 죽었어요. 스튜어트씨와 헤어진지 3년째 되는 날이었죠. 당신이 말해 준 죽음과 비슷한 사건이었어요. (말하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네 눈을 바라본다) 혹시, 사고를 당한 기억 같은게 있나요? 잘 생각해보세요.
Camila Stewart:... ...그랬군요. (자신과 헤어진 지 딱 3년이 되는 날에 사고를 당했다니. 이처럼 또 기묘한 우연이 있을까.) (이어지는 말에 무언가를 가늠하는 양,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사고? 분명히 나는 방금 전까지 방에 있었을 텐데. 짚이는 것이 없었다. 최근에 특별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떠오르는 게 있을까?)
Camila Stewart:SAN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사건을 겪은 기억이나 죽은 기억은 없습니다.
이상하네요. 그럼 우리는 왜 다시 만난걸까요.
이런것도 인연이라는 걸까요?
Camila Stewart:글쎄요,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 .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당신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가시는 듯하다.) 우리가 다시 만난 건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슬쩍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는 자리를 손으로 가리킨다.) 뭐... ... 이왕 다시 만난 거, 못다 한 이야기라도 나눌까요?
Andrew Graham:(안도한 듯, 작게 숨을 내쉬곤 표정이 편안하게 풀린다.) 인연같은걸 믿으시나요? (말해놓고 아, 뭔가 이상하다며 고개를 기울인다) 종교권유같은 말이지만 그런 뜻은 아니고... 기묘한 일을 두번이나, 그것도 같은 사람과 함께 겪으니 인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묻지 않은 변명까지 하고는 부드럽게 웃는다) 얼마든지요. 스튜어트씨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겐 하고싶었던 말이, 못다한 이야기가 3년분이나 쌓여있어서.
Camila Stewart:굳이 따지자면 믿지 않는 편이에요. (어깨를 으쓱이곤,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로 말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이 앉아있던 쪽 좌석에 자리를 잡는다. 고개를 돌려 시선을 당신에게로 고정한다.) 좋아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전부 들려주세요.
▶:대화가 길어질 같았던 앤드류가 당신에게 맞은편의 자리에 앉기를 권유하려던 그때, 열차의 방송이 울립니다.
분명 모국어를 사용하고 있건만, 묘하게 알아듣기 힘든 음성이군요.
Camila Stewart:듣기기준치: | 70/35/14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본 열차는 ■■■. ■■■ 열차입니다……다음 역은 종착 역. ■의 ■■입니다…>
군데군데 발음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좀 더 귀를 기울여 볼까요.
Camila Stewart:듣기기준치: | 70/35/14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 (쫑긋.)
▶:끙끙거리며 좀 더 귀를 기울이면... 아까보다는 조금 더 확실한 음성이 들립니다..
▶:우주를 달리는 열차와 종착역이라는 달의 뒷면.
어쩌면 동화 같은 이야기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는 유연하기 때문에 때론 이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하죠.
나름 앞뒤가 맞는 이야기잖아요?
Andrew Graham:(열차 방송 때문에 대화가 끊어져 머쓱해 하다가... 역 이름을 듣고는) 달의 뒷면이라... 동화에나 나올법한 이름이네요.
Camila Stewart:그러게요. 달이라... ... . (계속해서 비현실적인 상황이 펼쳐지자 자신도 모르게 작게 헛웃음을 짓는다.) 직접 가보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종착역이면, 내려야 하는 걸까요?
Andrew Graham:아마 그래야 할 것 같죠? 열차가 조금씩 느려지는 것 같네요... (두리번 거리며 주변 풍경을 구경한다)
▶:열차는 조금씩 느려지고... ... 곧 완전히 정차합니다.
복도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Andrew Graham:내려가볼까요? (네게 동의를 구하려는 듯 물어)
Camila Stewart:좋아요. (함께 창가에서 바깥 풍경을 구경하다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발걸음을 문쪽으로 옮긴다.)
▶:내리기 전 바라본 열차의 문 너머로 희고 흰 땅이 펼쳐집니다.
흔히 떠올리는 달의 표면은 아폴로 11호,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사진과 같은 이미지겠죠.
짙은 회색의 넓고 넓은 땅 말이에요.
하지만 지금 눈 앞에 펼쳐진 땅은 지구에서 본 달만큼이나 밝은 흰색입니다.
울퉁불퉁하지도 않고, 첫눈이 내린 직후의 땅처럼 부드러워보입니다.
보이는 것은 표지판 하나와 매표소, 앞뒤로 뻗어 있는 긴 선로뿐.
▶:발자국을 찍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것 같은 경건한 분위기입니다.
언제나 같은 면만 보여주는 달의 특성 때문에 그 뒷면은 인류의 오랜 호기심을 유발했죠.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상상과 이야기들이 오갔던가요.
이곳은 마치 그런 이야기들을 구체화해놓은 장소 같군요.
잠에 빠져들기 직전에 느꼈던 그 감각이 당신을 다시 휘감습니다.
있어선 안 될 곳에 있는 것 같다는... ...
Camila Stewart:SAN Roll기준치: | 74/37/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그런 당신과 달리 앤드류는 순순히 열차에서 내려 땅에 발을 딛습니다.
Andrew Graham:신기한 곳이네요. 달이 이렇게 생겼던가? (두리번대다가 널 바라본다)(안 내릴거에요? 하고 묻는듯한 표정)
Camila Stewart:(신비로운 광경에 넋을 놓고 있다가,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열차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발이 부드럽게 지면 위로 닿는다.)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네요.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까이에 있는 표지판으로 향한다.)
▶:내리기 전의 불길한 감각과 달리, 열차에서 내려도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달의 뒷면 -종착역-]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바닥에 꽂혀있고, 열차의 선로는 앞뒤로 끝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매크로 미쳤니...
#모브대사
#모브대사
왜이랴
#모브대사
Camila Stewart: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종착역이라고 했으나 선로는 하나뿐이며, 열차를 관리할만한 시설은 무엇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뭐, 하지만... 이런 점을 하나하나 신경 쓰기에는 이곳은 너무나도 현실과 괴리된 공간이죠.
별이 반짝이는 우주 한복판에서 숨을 쉴 수 있는 와중에 선로가 이상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요.
Camila Stewart:(달의 뒷면이라. 표지판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매표소로 시선이 닿는다. 당신에게로 고개를 돌려 묻는다.) 저기로 가볼까요?
Andrew Graham:(주위를 둘러보곤) 달의 뒷면... (중얼거리곤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가보죠.
▶:땅을 닮아 온통 흰색의 매표소의 유리창 너머에 누군가가 있네요.
좀 더 가까이 다가가면 직원과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amila Stewart:(달에 상주하는 직원이 있는 건가? 뭐, 애초에 이곳에 발을 디딘 것 자체부터가 비현실적인 일이기에 이제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지만. 유리창에 부드럽게 똑똑, 노크한다.)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읽고 있던 직원이 노크 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듭니다.
아, 그런데 직원의 얼굴이.
위아래로 뒤집혀 있네요.
Camila Stewart:SAN Roll기준치: | 73/36/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디 하나 특별할 것 없이 평범히 생겨(머리가 뒤집힌 것만 제외한다면요.),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징을 잡기 어려운 생김새의 그 사람은
두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자 입을 열고, 특징 없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직원: 달의 뒷면에 어서 오세요. 또 산 자가 끌려들어 왔군요.
Camila Stewart:... ... . (머리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기괴한 모습에 잠시 침묵하다,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여긴 어디죠? (달의 뒷면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곳이 어떤 곳인지 대해서 설명해 주길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기도 했다.)
직원: 달의 뒷면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사후세계. 그리고 인간을 위한 땅입니다.
죽음을 맞이한 인간이 환생하기 전에 잠시 머무르는 땅.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다음 생의 준비를 한 후 다시 삶에 몸을 던지기 위한 곳입니다.
Camila Stewart:(그렇다면 나는 결국 죽음에 이른 걸까. 그리고 그레이엄도. 그런데 이 자에 말에 따르면 이곳은 잠시 머무르는 땅이 아닌가. 나와 그의 사이에는 60년이라는 간격이 있는데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된 걸까.) 그래요. 그런데 방금 산 자, 라고 하신 것 같은데. 그건 저희 두 사람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직원: (무표정하게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을 뜻합니다, 카밀라 스튜어트. 가끔 이렇게 죽은 자의 운명에 휘말려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Camila Stewart:(그 무표정한 얼굴을, 아니... 애초에 얼굴이라고 부를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를 가만히 응시한다. 그레이엄 쪽으로는 차마 고개를 돌리지 못한 채로, 다시금 입을 연다.) 그렇다면,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직원: 생으로 되돌아가는 열차를 타면 됩니다. 운명의 때가 오면 열차를 타게 될거에요. 그리고 되돌아가면 모두 잊게 될 겁니다.
Camila Stewart:... ... . (되돌아가면, 모든 걸 잊게 된다고? 눈을 내리 깐다.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과거의 에이든, 그러니까 그레이엄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눈을 마주친다. 그의 얼굴에 답이 적혀있는 것도 아닌데. 답을 구하려는 듯, 말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Andrew Graham:(둘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다가, 너와 눈이 마주친다. 말없이 저를 바라보기만 하는 너를 보고 어색하지만 부드럽게, 웃어준다.) 다행이네요. 스튜어트씨가, ...죽은게 아니라서요.
Camila Stewart:(답지 않게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레이엄은 에이든이 아니면서도, 에이든인 사람이었다. 엄연히 말하자면 과거의 에이든이기에 별개의 인물이겠지만... 그를 잊고 싶지는 않았다. 찰나였지만 그와의 만남은 자신에게 있어서 크나큰 행운이었기에. 미소를 띤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이왕 온 거, 같이 달 구경이라도 할까요?
Andrew Graham:(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마지막 추억을 스튜어트씨와 함께 쌓게 된거... 좋네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매표소 직원은 앤드류를 보며 입을 엽니다.
직원: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곳은 인간을 위한 땅. 곧 당신을 위한 곳입니다.
앤드류 그레이엄, 당신은 다음 생으로 향하기 전에 이곳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게 될 거에요.
어렵지 않아요. 간단합니다. 다시 열차에 오른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레 알 수 있습니다.
제게 푯값을 주세요.
Camila Stewart: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분명 아까 열차를 타고 이곳에 왔는데 또 열차를 타는걸까요?
의문을 가지고 뒤를 돌아보면 두 사람이 타고 온 열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다른 열차가 오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앤드류는 조금 당황스러운 얼굴로 주머니를 뒤지다가 동전 하나를 꺼내듭니다.
흔히 말하는 노잣돈, 1센트짜리 동전...
저승의 강을 건너기 위해 죽은 자의 가족들이 준비해주는 돈이라는 것을 눈치채게 될 거에요.
앤드류가 건넨 돈을 받은 직원은 티켓을 발행해 줍니다.
그런데, 두 장이네요.
앤드류에게 한 장을 건넨 직원은 당신에게 다른 한 장을 건네줍니다.
Camila Stewart:(직원이 건네는 표를 받는다.) 제 것도 있는 건가요?
직원: 네. 당신은 아직 죽지 않아서 값을 치르지 않아도 됩니다. 언젠가 치르게 될 거니까요.
Camila Stewart:관찰력기준치: | 75/37/15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런데, 이 티켓에는 출발 시각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옆에서 앤드류 또한 티켓의 앞뒤를 연신 확인하며 당황하고 있는것이 느껴집니다.
Camila Stewart:(고개를 기울인다. 표의 앞뒷면을 전부 살펴본 뒤, 직원을 향해 묻는다.) 이 열차는 언제 출발하죠?
직원: 이곳에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운명의 흐름에 따라 흘러갑니다.
때가 되면 자연스레 출발하고, 내리게 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좋은 여행 되시길.
▶:이후 잠시 다른 곳을 본 사이, 직원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제일을 끝냈다는 듯이.
이제는 당신과 앤드류 단둘이 남았네요.
Camila Stewart:(때가 되면 자연스레 출발한다라. 알 수 없는 말들뿐이다. 당황한 듯한 당신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어깨를 으쓱인다.) 일단 여기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금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무엇이 보이지?)
▶:주변을 둘러보면 아까와 같이 여전히 새하얀 주변과, 텅 빈 새하얀 매표소가 있을 뿐입니다.
Andrew Graham:(텅 빈 매표소를 한번더 쳐다봤다가 널 마주본다) 사라졌네요... (음..) 아까 직원의 말대로라면, 아마 우리가 탈 열차는 다른 모양이에요. 스튜어트씨는 생의 열차를 타야 한다고 했으니... 우린 이곳에서 헤어지게 되겠네요.
Camila Stewart:... ....네. (짧게 대답한다. 시선이 하얀 세상에서 당신의 회색 머리카락으로, 정갈한 눈썹으로, 마지막으로는 분홍빛 눈동자로 옮겨간다. 그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눈에 담으려는 듯, 말없이 가만히 바라보기만 한다. 얼마 간의 침묵 뒤에 입을 연다.) 조금 걸을까요?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는, 선로의 바깥쪽을 따라 천천히 앞장서기 시작한다.)
그레이엄 씨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말이에요.
Andrew Graham:(널 물끄러미 마주 바라본다. 오랫동안 저를 바라봐주는, 기억해주는 시선에 조금 고마움을 느꼈다. 말없이 끄덕이곤 네 옆으로 다가가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제 이야기라... 그 호텔에서 당신을 만난 이후, 그 열차 사고를 우연히 피하고 나서... 한동안은 꿈 같았어요. 우연히 만났던 유령 덕분에 목숨을 건졌으니까요. (큭큭, 작게 웃는다) 다른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믿지 않았었지만요.
꿈같던 기분은 잠깐이었고, 그 이후엔 뭐, 쉽게 예상할 수 있는 평범한 삶이었어요. 바쁘게 일했고, 사람과 만나고, 다투고, 헤어지기도 하고... ... ... 그 호텔에 다시 한번,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가서, 불꽃놀이를 보고 싶었는데. (멀리 앞을 바라본다. 그곳에 있지 않은것을 보는 눈으로)
(이내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서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다.)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사후세계라지만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요. (널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는다) 그냥 근황을 물어보신 걸 텐데, 조금 얘기가 무거워질까봐.
Camila Stewart:(한 걸음, 두 걸음.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며 당신의 이야기를 귀에 담아낸다. 자신에게는 몇 개월이었지만 그에게는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3년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당신이 웃자, 자신도 모르게 따라서 미세하게 입꼬리를 올린다.) (그러고 보니, 소중한 사람과 함께 그 호텔에서 불꽃놀이를 보고 싶다고 했었지. 결국 함께 가지 못했던 걸까. 어쩐지 많은 감정이 담긴 듯한 그의 시선을 따라, 저 먼 곳을 바라본다. 광활한 우주. 살아생전에 이곳에 발을 디딜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말없이 응시한다. 이렇게 보니 정말 에이든과 닮았네. 주변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더해져, 꼭 그가 말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듯 했다.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다.) 아니에요. 당신의 이야기라면 뭐든 괜찮은걸요. 들려줘서 고마워요.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운을 뗀다.) 그레이엄 씨의 그, ... ...소중한 분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Andrew Graham:(고맙다는 말에 빙그레 웃는다)(네 질문에 잠시 생각하는 듯.. 시선을 바닥으로 떨군다.) 성실한 사람이었어요. 항상 자신을 챙기고,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일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앞서서 이끌어가고 싶어 했던 사람이었고. 그리고... (고개를 들어 네 눈을 바라본다.) 눈이 예뻤어요. 자신감이 넘쳤거든요. (너와 시선을 맞춘 채로 눈을 휘고 웃는다) 스튜어트씨 처럼요.
Camila Stewart:대단한 분이신 것 같네요. 그런 사람이라면 눈길이 가지 않을 수가 없죠.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에이든 또한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니. 자신도 그의 그런 점을 사랑했다. 눈을 마주친다.) 직접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그분에게도 그레이엄 씨는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됐을 거예요. 분명히요.
Andrew Graham:그랬길 바래요. 그랬다면 정말 좋았을거 같네요. (추억을 더듬듯 부드럽게 웃더니) 저도 같은 질문을 해도 될까요? 스튜어트씨의... 그 분에 대해서. (잠시 머뭇대다가) 저랑 외모가 닮았다는 것 외에도, 어떤 사람이었는지가... 궁금했었어요.
Camila Stewart:(재차 대답하는 대신, 부드럽게 입매를 올린다. 이어지는 질문에 시선을 하얀 풍경으로 옮긴다. 에이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자신이 진정으로 마음을 연 사람은 그 이외에 없었는걸. 하지만 이 사람, 그레이엄에게만큼은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전히 고개를 앞으로 향한 채로 천천히 입을 연다.) 나와 정반대인 사람이에요.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다정하고, 노력가인 사람이죠. 그런 점 때문에 가끔은 조금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요.
처음에는 절대 친해질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계속 그 사람을 눈으로 좇고 있더라고요. 자신과 반대인 사람에게 끌린다는 말이 정말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작게 소리 내어 웃는다. 후, 하고 긴 숨을 내뱉다가 말을 이어나간다.) ...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나에겐 정말 과분하죠.
(시선을 당신에게로 옮긴다.) 함께 지낸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신도 그런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Andrew Graham:(네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는다. 그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작게 웃는것을 보고 한층 부드럽게 깊어진 눈으로 널 바라보며) 그 분을 많이 좋아하고 계시네요. (이어진 네 말에 눈을 크게 뜨고 꿈뻑이다가, 슬며시 웃는다) 그 분, 많이 행복할거에요. 스튜어트씨랑 이야기하면 제가 행복해지는 것 처럼. 그 분도 그렇게 느끼실게 분명해요.
(잠시 생각해보더니) 저와 스튜어트씨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 것 같으니... 그분과 같이 불꽃놀이를 보러 가시진 않았겠네요. 약속, 지켜주셨을까. 궁금했었는데.